’30년만에 제주경마 퇴역’ 한라마 국산 승용마로 육성한다

올해부터 제주경마에서 퇴역한 ‘한라마’를 승용마로 활용하는 방안이 본격화된다.

9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와 제주도, 한국마사회, 난지축산연구소 등은 지난 8일 간담회를 갖고 ‘경주 퇴역 한라마 용도다각화 지원 및 한라마 활용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올해부터 제주경마장에서 경주가 중단된 한라마의 활용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다. 현재 도내에서만 4000여마리(2021년 기준)의 한라마가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경마장은 1990년 10월 제주마 보호 육성과 사육농가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개장했다. 그런데 개장 초기 제주마 경주 자원이 부족해 제주마 뿐 아니라 세계 공인 경주마인 더러브렛종과 제주마의 교잡종인 ‘한라마’를 경주마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한라마의 경우 경주마 체고 제한규정(137㎝ 이하)에 맞추기 위한 과도한 굶기기 등으로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졌고 조기 도태, 과다 교체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한국마사회 제주본부는 당초 2020년부터 한라마 경주를 중단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한라마 생산농가들의 반발로 시행시기를 2023년으로 3년 늦췄다.

이를 위해 2016년 제주도, ㈔한라마협회, ㈔제주마생산자협의회와 ‘제주말산업 상생발전 합의서’에 서명한 이후 한라마 경주비율을 단계적으로 줄였으며, 지난해 제주마 경주 85%, 한라마 경주 15% 비율로 시행한데 이어 올해에는 100% 제주마 경주만 시행하게 됐다.

30여년 만에 ‘한라마’가 제주경마에 퇴역한 것이다.

대신 제주도와 한국마사회, 농림축산식품부는 한라마의 승용능력을 활용, 국산 승용마로 육성한다.

한라마는 유소년 승마에도 좋고 발목이 튼튼해 지구력 승마에도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지구력 승마대회 8개 승마대회에 참가한 말 가운데 70% 가량이 ‘한라마’일 정도로 가능성도 크다. 최근 타지역 승마장에서도 한라마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와 제주도 등은 한라마를 국산 승용마로 육성하기 위해 하나의 품종으로 정립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한라마가 품종으로 인정받으려면, 6세대까지 한라마간 교배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는 3세대까지 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1세대에 5년인 점을 감안하면 15년 후에는 한라마가 새로운 품종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정부에서 말산업을 육성하고 있는데, 국산 승용마 품종은 없는 실정이다”며 “한라마의 특성을 살리면 승용마로서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제주 경주퇴역마(한라마) 승용마 전환 순치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2022년 기간 내 제주 경마장에서 퇴역한 경주마를 대상으로 승용마 전환 순치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승용마 전환 순치 기간은 6개월이며, 제주도는 조련비(6개월 기준 두당 500만 원)의 60%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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